지역순환경제에 대한 기존의 정의들은 학자마다 다양한 관점과 강조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정의를 검토함으로써 지역순환경제 개념의 핵심 요소와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양준호(2023)는 지역순환경제(Local Endogenous Development)를 ***"주체로서의 지역이 이윤을 얻기 위해 지역 외부에서 유입된 독점자본을 통제하여 지역에서 생성된 자금이 지역 내에서 순환할 수 있게 하는 정책적, 시민실천적 전략이다. 즉, 주체적, 운동적 공간으로서의 '로컬'이 '글로벌'과 '일국'을 배회하며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는 독점자본에 대해 지자체와 시민사회 간의 연합에 기반한 '지역주의적 통제'를 통해 그들의 자본축적 흐름에 균열을 일으키고, 지역경제를 보다 지역화(Localization)하고자 하는 대응이자 운동이다."***라고 설명한다. 이 정의는 지역의 주체성과 시민사회의 역할, 그리고 외부 독점자본에 대한 통제를 강조하면서 지역순환경제를 단순한 경제 시스템이 아닌 적극적인 사회운동의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양준호(2023)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지역순환경제(Local Endogenous Development)'라는 개념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지역 내 소비, 자금, 투자(조달), 기업수익 등의 다양한 경제동력들이 지역 공간 내에서 내생적 순환을 거침으로써 지역 내부의 '누적적 인과관계(Cumulative causation)'를 작동시켜 국가 및 글로벌 경제로부터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 로컬 차원의 경제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는 지역 내 경제 동력의 내생적 순환과 누적적 인과관계를 강조하며, 글로벌 경제로부터의 독립성을 추구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박창규(2022)는 지역순환경제(the local endogenous development)를 ***"지역의 내발적 발전론이 담고 있는 주민자치와 지역자원 활용 개념에 더하여 지역 내 재투자력 강화와 지역 내 산업 연관 구축을 통한 지역경제의 자원순환을 강조해 발전시킨 개념"***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내발적 발전론을 기반으로 하되, 지역 내 재투자와 산업 연관 구축을 통한 자원순환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박창규(2023)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지역순환경제'(the local endogenous development)를 "지역의 내발적 발전론이 담고 있는 '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생산 주체들의 조직화 및 네트워킹', '생산 주체들을 지원하는 거버넌스 및 제도', '지역자원의 창조적 활용'을 토대로 '지역 내 재투자력' 및 산업 연관 강화를 통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부가 지역 내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지역발전 전략"***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는 내발적 발전론의 요소들을 구체화하고, 여기에 재투자와 산업 연관 강화를 결합시키고 있다.
박창규(2024)는 가장 최근의 정의에서 지역순환경제를 더욱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지역 시민들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및 독점자본에 대항하는 '대항력'과 실질적인 '민주적 참여자치'를 토대로 ①'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생산/소비 주체들의 조직화 및 네트워킹', ②'생산/소비 주체들의 호혜적 경제 활동을 지원·촉진하는 제도', ③ 지역자원의 창조적 활용을 토대로 '지역 내 재투자력' 및 '산업 연관 강화 능력', ④'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지역경제 거버넌스'를 통해 독점자본을 규제하고, 지역 공동체 부 구축 및 민주적 통제, 지역 내 경제 순환을 실행함으로써 지역 내에서 생산된 부(wealth)가 지역 내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지역발전 전략"***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는 지역순환경제를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총체적인 지역발전 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다.
서익진(2022)은 ***"'지역순환경제론'은 내발적 발전론에서 직접적으로 파생한 이론"***으로 보고, 지역순환경제를 ***"지역의 자원과 소득이 지역 내부에서 순환하며 성장하는 경제, 한마디로 돈이 지역 내에서 순환하는 경제"***라고 간단히 정의하고 있다. 그는 이를 ***"내발성에 순환성을 결합한 것"***이라고 간략하게 요약하여 내발적 발전론과의 연계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동환과 박항주(2022)는 지역순환경제를 ***"지역에서 만들어진 자본과 이윤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재투자를 통해 지역의 생산과 소비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이 과정이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경제적 순환뿐만 아니라 생태적 순환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정의들을 종합해 볼 때, 지역순환경제의 개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포괄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초기의 정의들이 주로 경제적 순환과 지역 자원의 활용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최근의 정의들은 사회적, 정치적, 생태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총체적인 지역발전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역순환경제와 내발적 발전론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그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다. 서익진(2022)이 지적한 바와 같이, 지역순환경제론은 내발적 발전론에서 직접적으로 파생한 이론으로 볼 수 있다. 박창규(2022, 2023, 2024)의 정의들에서도 내발적 발전론의 요소들이 지역순환경제의 기본 토대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양준호와 박창규 등이 최근 "기존의 관련 논의를 적극적으로 계승하고 지지하면서도 보다 급진적인 형태로 '지역순환경제론'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내발적 발전론을 기반으로 하되, 현대 사회의 새로운 도전과 요구를 반영하여 개념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오카다의 지역 내 재투자론은 양준호(2022) 등에게 계승·발전되어 국내에서 '지역순환경제'라는 담론으로 지역운동의 기틀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지적은 일본의 내발적 발전론과 한국의 지역순환경제론 사이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이는 지역순환경제 개념이 단순히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학문적 교류와 발전의 결과물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기존 정의들의 검토를 통해, 지역순환경제 개념이 내발적 발전론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경제적 순환, 사회적 참여, 생태적 지속가능성, 그리고 독점자본에 대한 대항력 등의 요소를 결합하여 더욱 포괄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으로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역순환경제가 단순한 경제 모델을 넘어, 지역의 총체적인 발전과 자립을 위한 전략적 개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역의 주체성, 독점자본에 대한 통제, 시민사회의 역할, 지역 내 재투자, 산업 연관 구축 등의 요소들이 지역순환경제의 핵심 개념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경제 시스템 속에서 지역 경제의 자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지역순환경제론의 중요한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각 정의마다 강조점에 차이가 있음도 주목할 만하다. 양준호의 정의는 외부 자본에 대한 통제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박창규의 정의는 산업 연관 구축과 재투자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서익진의 정의는 가장 간결하면서도 순환과 성장의 관계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정의들은 지역순환경제가 단순히 경제적 측면만을 다루는 개념이 아니라, 지역의 자치, 시민 참여, 산업 구조, 자원 활용 등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복합적인 개념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지역순환경제를 이해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측면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